[대화를 위한 준비 1]
바이오모니터링은 왜 필요할까요?
김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바이오모니터링센터)
우리는 유해물질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이야기하기 위해 여기 모였습니다.
화학물질 사용량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과거와 비교해 어마어마하게 많은 생활화학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1950년대 이후 제2차 세계대전과 함께 화학물질이 생활환경까지 침범하게 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 인류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의 새로운 질병, 큰 규모의 질병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
바이오모니터링은 문제를 찾고 개선해 나가는 시발점
과학자들은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다른 질병의 위험과 패턴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요? 인류가 경험했던 변화는 아닌 것 같고 화학물질의 범람으로 생긴 것이 확실하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많이 들어 보셨겠지만 환경호르몬이라 불리는 유해물질들이 특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환경호르몬은 성인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아이들의 건강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 문제를 찾고 빨리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환경호르몬의 정식명칭은 내분비계 교란물질입니다. 내분비계는 우리 몸속의 호르몬을 만들고 작용하는 전체 체계를 말합니다.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몸이 정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호르몬이 운영되는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외부에서 온 물질이란 뜻입니다.
아이들은 ADHD나 천식, 아토피, 비만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죠. 특히 빠른 2차 성징은 어렸을 때 노출된 환경호르몬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비만 역시 환경호르몬 노출과 관련이 있고, 특히 갑상선계에 나타나는 여러 질병들도 환경호르몬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환경호르몬의 특징은 우리가 알고 있던 화학물질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농도에서도 건강 영향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또한 모든 물질은 독을 갖고 있고 그 독을 결정하는 것은 양이라는 것이 전통적인 독성학의 개념이었으나 환경호르몬이 나타나면서 그 개념이 약간 바뀌었습니다. 언제 노출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관점이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노출될수록 전 생애에 걸쳐 노출과 관련된 질병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니까 태아 때 노출되거나 아주 어렸을 때, 어린이, 청소년 단계에서 노출될수록 건강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여수, 남원, 서울 3개 지역 시민들과 바이오모니터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분석 결과를 보시면 노출 위험이 여기저기 존재한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맞는 말이고 일부는 틀린 말이기도 하지만 이 말은 굉장히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기오염에서 PM 2.5나 PM 10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은 기준을 훨씬 초과하거나 거의 근접했을 때 직감하게 되죠. 그것을 줄이기 위한 국가 정책도 만들고, 각 산업별로 어떻게 줄일지 계획을 세우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뭔가 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시발할 수 있는 값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이오모니터링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바이오모니터링은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미국입니다. 미국은 1959년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혈액과 소변 같은 샘플을 받아서 그 안에 어떤 유해물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분석해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개선된 사례 몇 가지가 있습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혈중 납의 농도가 줄어든 것은 무연 휘발유 정책을 도입했기 때문에 그 성과가 바로 나온 것입니다. 납의 노출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보는데 하나는 휘발유에 들어 있는 납 첨가물, 두 번째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사용되는 페인트입니다.
당시에 아이들의 지능이 낮아지는 이유 중 하나로 혈중 납 농도가 크게 주목이 되었고, 납을 줄이기 위한 국가 정책들이 나왔습니다. 그 중 하나가 휘발유에서 납 첨가물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정책이 도입되면서 가솔린에 들어가는 납의 농도가 줄어들었고, 아이들의 혈중 납 농도도 감소하였습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페인트에 있는 납을 없애기 위한 정책이 나왔습니다. 또 환경호르몬 중에 프탈레이트가 계속 감소한 사례는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가 감소 결과를 견인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우리 몸속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국가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들자
우리나라도 환경부에서 2009년부터 미국 모델을 가져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매년 2,000명씩 3년 주기로 6,000명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공표합니다.
우리나라 바이오모니터링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결과는 잘 만들고 있지만 정책으로 잘 옮겨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의 힘으로 우리 몸속에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발견하고 국가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시민과 함께하는 바이오모니터링 프로젝트의 목적입니다.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는 정부나 기업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그 다음 가족의 실천도 한 몫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문제 해결의 열쇠가 가족에 있다고 보고 가족을 중심으로 연구를 설계했습니다. 서울, 남원, 여수 3개 지역에서 각 10가구씩 총 30가구가 대상입니다. 앞으로 3년 동안 참여 규모를 확장하면서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시민사회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메시지를 만들고 국가와 사회가 같이 가야 할 지향점을 찾아내는 것, 그것에 대한 성공 모델을 만들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켜 대한민국을 안전한 사회로 만드는 것에 시민의 힘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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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진행자 김원 박사님, 정부에서도 바이오모니터링을 하는데 민간이 굳이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돈도 많이 들잖아요.
김 원 서두에서 잠깐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만, 환경부에서 2009년에 시작할 때는 모니터링하는 물질이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이후에 계속 문제 제기가 되면서 지금은 60종 정도입니다. 미국에서는 한 300종 가까운 물질 조사를 하고 있어요. 굉장히 많은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있는데 60개 정도밖에는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고, 매년 3년 단위로 공표하는 결과는 어떤 물질이 작년보다 조금 늘었다,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니까 크게 문제는 없다 이정도 수준의 결과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예산을 투입해서 관찰을 하고 데이터를 만들어냈으면 ‘우리 국민들에게서는 어떤 유해물질이 문제가 되고 있구나. 점점 증가하거나 혹은 점점 감소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구나.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물질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좀 관리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겠구나’로 이어가면 좋을 텐데 아직 거기까지는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메시지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진행자 여러분도 정부에서 저런 조사를 했던 결과를 들어본 적이 없으시죠? 그걸 우리가 쓰지 않는다는 얘기죠. 너무나 소중한 정보들인데. (......)정부가 만든 데이터에만 의존한다면 우리는 더 좋은 길이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능력을 갖지 못 할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몸 안을 직접 들여다봤기 때문에 이건 낮출 수 있어 라는 이야기를 아주 단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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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모니터링은 왜 필요할까요?
김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바이오모니터링센터)
우리는 유해물질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이야기하기 위해 여기 모였습니다.
화학물질 사용량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과거와 비교해 어마어마하게 많은 생활화학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1950년대 이후 제2차 세계대전과 함께 화학물질이 생활환경까지 침범하게 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 인류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의 새로운 질병, 큰 규모의 질병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
바이오모니터링은 문제를 찾고 개선해 나가는 시발점
과학자들은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다른 질병의 위험과 패턴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요? 인류가 경험했던 변화는 아닌 것 같고 화학물질의 범람으로 생긴 것이 확실하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많이 들어 보셨겠지만 환경호르몬이라 불리는 유해물질들이 특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환경호르몬은 성인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아이들의 건강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 문제를 찾고 빨리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환경호르몬의 정식명칭은 내분비계 교란물질입니다. 내분비계는 우리 몸속의 호르몬을 만들고 작용하는 전체 체계를 말합니다.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몸이 정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호르몬이 운영되는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외부에서 온 물질이란 뜻입니다.
아이들은 ADHD나 천식, 아토피, 비만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죠. 특히 빠른 2차 성징은 어렸을 때 노출된 환경호르몬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비만 역시 환경호르몬 노출과 관련이 있고, 특히 갑상선계에 나타나는 여러 질병들도 환경호르몬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환경호르몬의 특징은 우리가 알고 있던 화학물질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농도에서도 건강 영향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또한 모든 물질은 독을 갖고 있고 그 독을 결정하는 것은 양이라는 것이 전통적인 독성학의 개념이었으나 환경호르몬이 나타나면서 그 개념이 약간 바뀌었습니다. 언제 노출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관점이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노출될수록 전 생애에 걸쳐 노출과 관련된 질병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니까 태아 때 노출되거나 아주 어렸을 때, 어린이, 청소년 단계에서 노출될수록 건강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여수, 남원, 서울 3개 지역 시민들과 바이오모니터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분석 결과를 보시면 노출 위험이 여기저기 존재한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맞는 말이고 일부는 틀린 말이기도 하지만 이 말은 굉장히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기오염에서 PM 2.5나 PM 10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은 기준을 훨씬 초과하거나 거의 근접했을 때 직감하게 되죠. 그것을 줄이기 위한 국가 정책도 만들고, 각 산업별로 어떻게 줄일지 계획을 세우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뭔가 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시발할 수 있는 값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이오모니터링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바이오모니터링은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미국입니다. 미국은 1959년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혈액과 소변 같은 샘플을 받아서 그 안에 어떤 유해물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분석해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개선된 사례 몇 가지가 있습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혈중 납의 농도가 줄어든 것은 무연 휘발유 정책을 도입했기 때문에 그 성과가 바로 나온 것입니다. 납의 노출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보는데 하나는 휘발유에 들어 있는 납 첨가물, 두 번째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사용되는 페인트입니다.
당시에 아이들의 지능이 낮아지는 이유 중 하나로 혈중 납 농도가 크게 주목이 되었고, 납을 줄이기 위한 국가 정책들이 나왔습니다. 그 중 하나가 휘발유에서 납 첨가물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정책이 도입되면서 가솔린에 들어가는 납의 농도가 줄어들었고, 아이들의 혈중 납 농도도 감소하였습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페인트에 있는 납을 없애기 위한 정책이 나왔습니다. 또 환경호르몬 중에 프탈레이트가 계속 감소한 사례는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가 감소 결과를 견인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우리 몸속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국가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들자
우리나라도 환경부에서 2009년부터 미국 모델을 가져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매년 2,000명씩 3년 주기로 6,000명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공표합니다.
우리나라 바이오모니터링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결과는 잘 만들고 있지만 정책으로 잘 옮겨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의 힘으로 우리 몸속에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발견하고 국가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시민과 함께하는 바이오모니터링 프로젝트의 목적입니다.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는 정부나 기업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그 다음 가족의 실천도 한 몫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문제 해결의 열쇠가 가족에 있다고 보고 가족을 중심으로 연구를 설계했습니다. 서울, 남원, 여수 3개 지역에서 각 10가구씩 총 30가구가 대상입니다. 앞으로 3년 동안 참여 규모를 확장하면서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시민사회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메시지를 만들고 국가와 사회가 같이 가야 할 지향점을 찾아내는 것, 그것에 대한 성공 모델을 만들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켜 대한민국을 안전한 사회로 만드는 것에 시민의 힘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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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진행자 김원 박사님, 정부에서도 바이오모니터링을 하는데 민간이 굳이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돈도 많이 들잖아요.
김 원 서두에서 잠깐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만, 환경부에서 2009년에 시작할 때는 모니터링하는 물질이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이후에 계속 문제 제기가 되면서 지금은 60종 정도입니다. 미국에서는 한 300종 가까운 물질 조사를 하고 있어요. 굉장히 많은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있는데 60개 정도밖에는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고, 매년 3년 단위로 공표하는 결과는 어떤 물질이 작년보다 조금 늘었다,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니까 크게 문제는 없다 이정도 수준의 결과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예산을 투입해서 관찰을 하고 데이터를 만들어냈으면 ‘우리 국민들에게서는 어떤 유해물질이 문제가 되고 있구나. 점점 증가하거나 혹은 점점 감소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구나.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물질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좀 관리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겠구나’로 이어가면 좋을 텐데 아직 거기까지는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메시지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진행자 여러분도 정부에서 저런 조사를 했던 결과를 들어본 적이 없으시죠? 그걸 우리가 쓰지 않는다는 얘기죠. 너무나 소중한 정보들인데. (......)정부가 만든 데이터에만 의존한다면 우리는 더 좋은 길이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능력을 갖지 못 할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몸 안을 직접 들여다봤기 때문에 이건 낮출 수 있어 라는 이야기를 아주 단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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