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모니터링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

인류는 그 이전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다른 수준으로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산업 단지와 같은 중요 오염원으로부터 물이나 공기와 토양을 관리하여 사람에게 도달하는 화학물질을 최소화하는 매체(Media) 관리가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생활공간과 제품으로부터 노출이 대량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건축자재와 제품안전 관리에 화학물질 관리가 융합되고 있습니다. 


결국 노출원이 다양해지면서 사람에게 도달한 화학물질을 찾아내고 이 물질의 관리상 우선순위를 높이는 방법이 최근 실험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모니터링이 새롭게 정책적 도구로 등장했습니다. 바이오모니터링은 기존에 알고 있던 화학물질 중 사람의 몸에서 수준 높게 발견되거나 빈도가 점점 증가하는 물질을 찾아내는 것 외에도 기존에 사람의 몸에서 발견되지 않던 새로운 물질을 찾아내는 것도 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모니터링은 자원 집약적 기술이기 때문에 전문적 분석능력을 가진 연구기관이 참여해야 하고 규모 있는 예산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은 오래전부터 바이오모니터링의 중요성 을 인식하고 있어 국가가 안정적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고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독립적 자원을 마련하여 독립적 데이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2006년 화학물질 규제의 혁명이라 부르는 REACH(Registration, Evaluation, Restriction & Authorization on Chemicals)를 제정할 수 있었던 것은 유럽 NGO가 힘을 모아 유럽의회 의원들의 바이오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여 화학물질 규제강화 필요성을 대중적으로 설득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화학물질관리 규제에 있어서는 미국이나 유럽을 따라잡기 시작했지만, 바이오모니터링 데이터 확보와 활용의 측면에서는 상당히 뒤쳐져 있는 상황입니다. 국가적인 역량과 노력도 부족하지만 민간의 역량과 노력도 부실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환경보건 기초조사라는 이름으로 바이오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나 조사대상 물질과 규모가 매우 빈약하여 정책개발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민간 바이오모니터링은 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사회의제 형성과 대안정책 마련과는 거리가 멉니다. 


우리나라의 열악한 바이오모니터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국내 실정에 맞는 민간영역의 바이오모니터링 전략을 수립하여, 화학물질로 인해 발생되는 국민건강의 위협을 추적하고 정책적 과제를 제시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습니다. 


화학물질 피해는 세대 간 증폭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연구소는 어린이에 집중하면서 먹거리와 생활공간 및 생활용품의 포괄적 유해화학물질 저감 전략을 위한 바이오모니터링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이에 연구소는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의 지원을 받아 2023년부터 시민과 함께하는 바이오모니터링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