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모니터링이란?
우리는 여러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다양한 물건들을 사용하면서 살아갑니다. 화학물질이 대량으로 유통되고 사용되면서 이전 세대와는 다른 건강영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환경호르몬과 오랫동안 환경에 잔류하는 물질들로 인한 사회문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는 환경호르몬 노출로 인한 건강영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바이오모니터링(BioMonitoring)이란 사람의 생체시료(혈액, 소변, 모유, 타액, 지방 또는 다른 조직)에서 화학물질(parent chemical) 또는 대사산물 또는 반응산물을 측정하여 우리 몸에 들어있는 양(internal dose)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 화학물질을 직접적으로 측정하여, 오염수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몸속 유해물질 노출량을 분석하는데 유용한 연구 방법으로 잠재적인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 평가 및 확인, 화학물질의 체내 작용 확인을 목적으로 합니다.
국내·외 바이오모니터링 프로그램
바이오모니터링은 자원 집약적 기술이기 때문에 전문 분석능력을 가진 연구기관이 참여해야 하고 규모 있는 예산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은 오래전부터 바이오모니터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가 안정적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시민사회단체도 독립적으로 자원을 마련하고 데이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외에서 다양한 바이오모니터링이 설계, 시행되고 있으며, 연구 결과를 분석해 유해화학물질 노출을 줄이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공중보건과 환경을 지키는 데 활용되기도 합니다.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홈페이지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홈페이지
유럽이 2006년 화학물질 규제의 혁명이라 부르는 REACH(Registration, Evaluation, Restriction & Authorization on Chemicals)를 제정할 수 있었던 것은 NGO가 힘을 모아 유럽의회 의원들의 바이오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여 화학물질 규제강화 필요성을 대중적으로 설득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질병관리청에서는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이 결과를 통해 미국인들이 매우 높은 수준의 납에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토대로 의회와 환경청은 가솔린에 납 첨가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책을 도입하고 페인트에서 납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한 법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어린이들의 혈중 납 농도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납, 수은, 폴리염화비페닐 등 특정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을 분석하는 'Biomonitoring Massachusetts',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에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Biomonitoring California', 침묵의 봄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Detox me action' 등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가 바이오모니터링 프로그램은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와 ‘국민건강영양조사’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국가승인통계인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는 ‘환경보건법’ 14조에 따라 2009년부터 3년 주기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5기 기초조사가 진행 중입니다(2023년 4월 기준).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2021년 8월부터 17일부터 3년간 5,850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중금속,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등 유해물질의 체내농도를 조사합니다. 제5기 기초조사는 중금속 9종, 내분비계장애물질(대사체 포함) 17종, 과불화화합물 5종,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 Persistant Organic Pollutants)25종 등 64종의 화학물질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우리 국민의 건강 및 영양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국가건강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에서 수행하는 법정 조사(국민건강증진법 제16조)입니다. 전국에서 선정된 4,800가구의 만 1세 이상 가구원 전체(약 1만 명)를 대상으로 신장, 체중, 혈압, 혈액 및 소변검사, 구강검사 등을 통해 비만, 고혈압, 당뇨병, 이상 지질혈증 등 만성질환 여부와 영양상태를 확인합니다.
우리나라는 화학물질관리 규제에 있어서는 미국이나 유럽을 따라잡기 시작했지만, 바이오모니터링 데이터 확보와 활용의 측면에서는 상당히 뒤쳐져 있는 상황입니다. 국가적인 역량과 노력도 부족하지만 민간의 역량과 노력도 부실했습니다.
민간 바이오모니터링은 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사회의제 형성과 대안정책 마련과는 거리가 멉니다. 우리나라의 열악한 바이오모니터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국내 실정에 맞는 민간영역의 바이오모니터링 전략을 수립하여, 화학물질로 인해 발생되는 국민건강의 위협을 추적하고 정책적 과제를 제시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습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의 지원을 받아 2023년부터 시민과 함께하는 바이오모니터링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어린이에 집중하면서 먹거리와 생활공간 및 생활용품의 포괄적 유해화학물질 저감 전략을 위한 바이오모니터링에 도전할 계획입니다.